요즘 아빠가 퀀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빠가 돈을 가지고 돈을 버는 방법이라고 퀀트에 엄청난 호감을 보이고 있어서 퀀트가 도대체 뭔지 알아보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Yes24 기준 퀀트 책 들 중에서 제일 평점이 좋아서 선택하였다.
나는 퀀트가 뭔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잘 몰랐다. 지금도 퀀트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전보다는 퀀트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 퀀트(Quant)는 Quantitative Trading의 줄임말로 수학적 모델, 통계학적 분석,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금융 시장에서 매수와 매도를 하는 방식이다. 현재 퀀트 투자를 하는 투자 회사는 Renaissance Technologies, Two Sigma, Citadel, D.E.Shaw & co, Jane Street 등이 있다. 이외에도 Ray Dalio의 Bridgewater Associates, JP Morgan 등의 많은 회사들도 있지만 전통적인 Quant trading corp는 아니어서 제외했다.
책은 3부로 (제1부 퀀트의 탄생, 제2부 전쟁의 시작, 제3부 퀀트의 현재와 미래)로 이루어져 있다.
1부 퀀트의 탄생에서는 최초의 퀀트로 알려진 에드워드 소프(Edward O. Thorp)가 어떻게 카지노에서 돈을 딸 수 있었는지를 다룬다. 단순히 블랙잭(Blackjack)의 규칙과 에드워드 소프가 어떤 방식으로 카지노를 이길 수 있었는지를 다루지 않고 켈리 공식(Kelly Criterion)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렇게 하나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하나의 지식을 같이 소개하는 점에서 책이 재미있으면서 유익했다.
그 이후에는 물리학을 공부하던 피셔 블랙(Fischer Black)이 취업이 어려워서 금융계로 가계 된 계기와 시카고 대학교에서 만난 마이런 숄즈(Myron S. Scholes)를 소개한다. 이후 블랙과 숄즈는 물리학의 브라운 운동(물리학에서 연기나 꽃가루가 흩날리는 것처럼 액체 혹은 기체 안에 떠서 움직이는 작은 입자의 불규칙한 운동을 공식화한 것)에서 영감을 얻어서 블랙-숄즈(Black-Scholes Model)라는 방정식을 만들게 된다. 블랙-숄즈 방정식은 어떤 종류의 옵션이라도 조건을 집어넣으면 가격을 알려주는 공식이었다. 비록 1987년에 시장이 25% 추락하게 되면서 블랙-숄즈 방정식은 큰 타격을 입었고 금융의 모든 상품들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전보다 많이 없어졌지만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마이런 숄즈는 1997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1부의 후반부에서는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였던 데이비드 쇼 (David Shaw)가 모건 스탠리에 일하게 되면서 금융업계에 들어온 이야기와 훗날 D.E Shaw를 차리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바로 다음 장에서는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가 퀀트업계에 뛰어든 계기와 은닉 마르코프 모형(Hidden Markov Model)에 대해서 설명한다. 추가적으로 거래와 가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새로운 분야인 시장미시구조(Microstructure)에 대해서 다룬다.
2부 전쟁의 시작에서는 저자가 Merrill Lynch 퀀트 그룹에 입사하게 된 과정과 Merrill Lynch 퀀트 그룹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꽤 상세하게 다룬다. 저자에 의하면 보안이 삼엄하기 때문에 퀀트 회사가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등 구체적인 기술은 설명할 수 없지만 퀀트 회사의 인터뷰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퀀트 회사에서는 어떤 기술을 바탕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회사 동료들은 주로 어떤 분야를 전공했는지 등을 폭넓게 알려줬다. K, Q 등 처음 들어보는 언어들을 퀀트 회사에서는 자주 사용한다는 점도 놀라웠다. 2부는 소설을 읽듯이 읽을 수가 있었다. 2부의 내용이 별로 어렵지 않으며 구어체로 작성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퀀트의 현재와 미래에서는 퀀트 업계에서 종사하는 저자가 본 퀀트 투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다룬다. 어떤 전공을 하는 것이 퀀트 업계에서 취업하는데 유리한지, 퀀트 회사에는 어떤 직무들이 있는지 소개한다. 참고로 한국에는 퀀트 회사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 외국 대비 규제가 심하고 퀀트 투자 자체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관심도 없다. 책에서 얘기하는 바를 한 줄로 요약하면 투자를 할 때에는 수치화된 원칙을 세워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별로 관련이 없는 것 같은 네트워크 스위치를 만드는 메타마코 (Metamako) , FPGA 등이 퀀트 회사들의 빠른 거래를 위해서 각광을 받는다는 사실도 새롭고 놀라웠다.
저자가 CMU 출신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아는 게 많다. 이런 책을 보면 확실히 학벌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퀀트라는 생소한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하는데 재주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Merrill Lynch에서 근무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퀀트 업계가 빡빡한 지도 알 수 있었다. 경제, 금융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컴퓨터 공부만 하기 힘들고 여력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이 경제, 금융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퀀트 회사들은 엄청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한국에서는 아래 영상에서 나온 분이 D.E Shaw에서 일하시는 것 같은데 정말 스펙이 탈인간 급이다. 민사고 1등-> 서울대 수학과 1등 -> MIT PHD (Mathematics). 거의 퀀트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 보면 대부분이 탈인간급 스펙을 자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wfpLBjSFk0
아래는 퀀트 투자 회사인 Jane Street의 유튜브 영상인데 OCaml을 다루는 영상을 심심찮게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Ocaml은 한국에서는 Kaist PLRG 같은 곳 아니면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특이한 functional programming language 언어이다. 퀀트 회사인 데에도 불구하고 정말 엄청난 기술력을 자랑해서 놀라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SWURUDr_i3w
퀀트 투자 업계 1등인 Renaissance Technologies의 Jim Simons가 Numberphile에 나와서 영상을 가져왔다. Jim Simons는 올해 사망했는데 사망 전 그의 자산은 445조 정도였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NznD9hME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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